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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구: 죽어서도 끝내지 못한 사랑

by 라라초이 2022. 8. 29.

연지구 Rouge 

홍콩 드라마 멜로 영화

1987년 개봉작

관금붕 감독 

장국영, 매염방, 만자량, 주보의 주연 

 

홍콩 판 사랑과 영혼

 

현재와 미래, 내세의 인연을 판타지 한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과거의 연인을 찾아 현대로 찾아온 귀신을 통해 지키지 못한 사랑의 약속 더 나아가 사라지는 홍콩에 대한 애틋한 기억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지구 포스터 <출처: 제타위키, 다음 영화>

시놉시스 

1930년대 홍콩 유곽 지역 

여화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던 의화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생입니다. 돈 많은 남자들이 돈을 싸들고 와서 여화의 마음을 얻고자 애씁니다. 

 

모두 꿈속의 달처럼 

닿을 듯 닿지 않네 

십이소 

 

적극적인 십이소의 구애에 못 이긴 여화는 부잣집 도련님 십이소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여화와 십이소의 신분 차이로 집에서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며 십이소에게 다른 약혼자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십이소는 여화와 헤어지지 않고 가극을 배우며 여화와 함께하려 합니다. 가극 극장에서 우연히 십이소의 공연을 본 십이소 부모님은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십이소는 영원한 사랑의 징표로 영화에게 극장 앞 노점에서 산 연지 상자를 선물합니다. 

여화는 십이소와 헤어지는 것이 너무도 싫었습니다. 함께 약을 먹고 저승에서 만날 것을 기약합니다. 

음독자살하기로 결심한 날 

여화는 십이소에게 물어봅니다. 

"숙현에게 귀걸이를 해 줄 거예요?"

"해줄 거야. 귀도 파 줄 거야. 하지만 가슴 한 켠에는 널 그리워할 거야."

"숙현에게 옷도 입혀 줄 거죠?"

"응 단추도 채워줄 거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널 그리워할 거야"

"가극 배우면서 많이 힘들었죠?"

"이제 안 해"

"후회하세요?"

"이러고 있으니 좋네. 다른 사람 생각 안 해도 되고. 영원히 같이 있자"

여화는 아편을 먹습니다. 진방에게도 아편을 먹이려 하자 진방은 두려워 거부합니다. 여화는 술을 먹입니다. 술을 먹고  아편을 먹은 진방 

"진방 오늘은 3월 8일이고 지금은 밤 11시예요. 3811 진방 기억해요. 우리의 암호예요. 환생해서 우리 모습이 달라져도 이건 꼭 기억하세요. 3811 잊지 마세요. 난 당신을 찾을 테니 당신도 날 찾아요."

그렇게 내세를 기약하며 헤어진 두 사람 

여화는 저승에서 노심초사하며 도련님을 기다렸지만 남자는 오지 않자 여화는 기다리다 못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옵니다. 

여화가 돌아온 세상은 1987년 

너무 많이 변해버린 세상입니다. 5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으니 너무나 당연하기도 합니다.

홍콩의 한 신문사 기자인 원영정 앞에 고풍스러운 치파오를 입은 여자가 나타납니다. 여화는 원영정에게 구인 광고를 부탁하게 됩니다. 

'도련님 3811 그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여화'

원영정은 차가운 느낌을 주는 미인의 구인광고를 실어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상한 기운을 느낍니다. 여화의 원혼은 계속해서 원영정을 따라다니고, 결국 이 원혼이 귀신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원영정은 어쩔 수 없이 여화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갑니다. 원영정은 여자 친구 초초와 함께 여화가 찾고 있는 도련님을 꼭 찾아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왜 자살했어요?"

"영원히 함께 하려고요."

그저 슬픈 사랑으로만 믿고 원영정과 여자 친구 초초는 적극적으로 여화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다음 날 신문에 구인광고가 실리고 약속 장소에서 여화는 도련님을 기다리지만 도련님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화는 실망합니다. 3811의 단서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다니는 원영정과 초초 

초초는 원영정에게 물어봅니다. 

"날 위해서 죽을 거야?"

"아니 너는?"

"나도"

 

생각해보니 원영정은 여자 친구 초초를 위한 선물을 사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지나는 길에 있는 골동품 가게에서 연지함이 있는지 물어보지만 주인은 그런 건 없다고 합니다. 가게를 둘러보던 원영정은 그곳에서 연지함을 발견하고 그 아래 신문을 우연히 보게 됩니다. 신문은 1930년대 기녀들의 이야기가 실려있고, 그곳에서 음독자살을 기도한 여화와 십이소의 기사를 보게 됩니다. 

십이소는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기사를 원영정과 초초는 발견합니다. 

곧바로 여화에게 달려가 물어봅니다. 

"여화씨 둘 다 아편을 먹었다면서요. 기사에 실린 의사 말에 따르면 수면제 성분도 같이 나왔다는데 십이소는 기자들에게 수면제를 먹은 적이 없다고 했어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여화는 대답합니다. 자신이 꾸민 일이라고. 죽고 싶었다고. 아편만 먹었는데 만약 나만 죽고 그가 죽지 않으면 혼자 남겨 지니까 그의 약혼녀 숙현과 행복할 그를 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가 아편을 먹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 수면제 탄 술을 주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진심이었다면 살았어도 다시 죽었어야 한다고 ㅁ라 합니다. 혼자 살려고 자신을 버렸다고 말하며 슬퍼합니다. 왜 혼자 죽지 않았을까라고 물어봅니다. 초초는 화를 내며 대답합니다.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냐고 소리칩니다. 그를 믿지 못하고 헤치려고 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그가 죽어있든 살아있든 당신이 한 행동은 살인이라고 퍼부어 댑니다. 그렇게라도 살았으니 다행이라고 여화가 낸 신문 광고를 보고도 오지 않는 게 당연한 거라고 여화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 말들을 쏟아붓습니다. 하지만 여화는 오지 않아도 찾아낼 거라고 말하고 초초는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과거 십이소가 공연을 했던 가극 극장을 찾아간 여화. 원영정과 초초는 다시 여화를 도와주기로 하고 극장으로 여화를 찾아갑니다. 초초는 말합니다. "난 여화씨처럼 용기 내지 못했을 거야""그래 우린 평범하니까 우린 같이 있으면 되잖아."

 

극장에서 다시 여화를 만난 두 사람 여화는 초초에게 자신이 밉지 않냐고 물어보고 초초는 저 같아도 저런 겁쟁이에게 수면제를 먹였을 거예요라고 대답합니다. 

 

이때 십이소의 아들에게서 초초에게 연락이 옵니다. 살아남았던 십이소는 숙현과 결혼을 했고 물려받은 가업은 망했고 영화의 단역이라도 따내고자 영화판에서 연명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화는 십이소를 만나러 가는 길에 다시 화장을 고치며 단장을 합니다. 

 

십이소를 찾은 영화 촬영장에는 이미 늙고 약해진 70대의 할아버지만 있을 뿐입니다. 늙어버린 십이소를 보고 충격을 받은 여화는 자신의 기다림이 허망했음을 알아차립니다. 자신을 도와준 원영정과 초초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여화 다음 생에 꼭 갚겠다고 말합니다. 다음 생에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 늙은 십이소에게 다가갑니다. 여화를 알아본 십이소는 놀래서 일어나고 여화는 노래를 부릅니다. 

 

"그대는 석양 속 제비 한 쌍을 바라보며..."십이소는 홀린 듯 여화를 따라가고 여화는 십이소에게 이야기합니다. "도련님 저 기억하세요? 이 연지함을 53년 동안 지니고 있었네요. 돌려 드릴게요. 더는 기다리지 않아요."

 

여화와 십이소가 처음 만나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굳게 맺은 언약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덧없이 기다리다 마음은 지쳐버렸네. 불꽃같던 사랑이 인생을 태워버렸네. 쉬이 지속할 수가 없네. 사랑을 저 버린 건 당신의 이름 그릇된 그리움만 건네주었네 물처럼 흐르다 사라지는 연정 허망하게 쏟아지는 이 마음 그날이 오지 않기를 원했네 함께 하길 바랐는데 이 유감스러운 세상 속에서 세월이 점점 흘러도 사랑의 불꽃은 사그라지지 않고 언젠가 다시 만나길 기도하며 이 그리움이 전해지길 바라네 바보 같은 나의 마음을 더는 저버리지 말기를 사랑이 사람을 구속했네 바보 같은 나의 마음을 더는 저버리지 말기를 다시 만날 날을 묻고 싶어라 

 

십이소를 두고 가는 여화의 모습이 보이고 십이소는 여화를 부릅니다. 여화는 문을 나가 다시 저승으로 돌아가버리고 십이소는 따라가다 멈추며 말합니다. "평생 기다렸는데..."

수상

이 영화는 제24회 금마장상과 제8회 홍콩영화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최우수 촬영상, 최우수 편집상, 최우수 영화 노래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제10회 낭트영화제에서 황금 풍선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매염방은 이 작품으로 홍콩영화제에서 금마장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2005년 이 영화는 홍콩 영화상 협회에서 "100대 중국 영화"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구글링 다음 영화

영화 배경: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 

홍콩 원제목의 한글 발음은 연지구입니다. 그런데 처음 영화가 소개될 때 인지구라고 해서 여전히 인지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영화에는 귀신이 등장하지만 전형적인 귀신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1930년대를 원색이 강조된 화려한 색감으로 나타냈고. 1980년대의 모습을 어두운 화면으로 나타냅니다. 옛 홍콩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그러면서 예전의 연인 관계와 현대의 연인 관계의 모습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십이소 도련님과 여화 그리고 신문기자와 그의 여자 친구의 모습을 보여주며 예전 연인 관계와 현대 연인 관계의 모습을 비교하기도 하며 변해가는 사랑의 본질, 가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합니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입술연지를 뜻하는 루주(Rouge)로 두 사람이 사랑의 정표를 나누어 가진 연지함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여류 소설가 이벽화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1930년대의 홍콩과 1980년대의 홍콩에서의 다른 현실과 상황에 처한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와 함께 아이러니한 배경을 보낸 재미를 주는 작품입니다. 두 주인공의 불운한 삶과 그 이후에 이어지는 호러적인 분위기 속에 흐르는 로맨스와 함께 더 애잔함이 느껴지는 장면들은 마치 장국영, 매염방의 슬픈 음악을 듣는 느낌마저 주고 있습니다. 영화 곳곳에는 애잔함이 흐르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상황이 바뀐 30년대, 80년대 홍콩의 모습과 주인공의 모습은 겉으로는 다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무척 닮았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홍콩의 화려한 경관과 조명, 의상 등과 대조되는 슬픈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30년대의 홍콩 장면에서는 매염방이 맡은 기생 캐릭터에서 애잔함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화려한 기생집과 불빛, 화려한 의상과 화장 등에 가려져 있는 두 주인공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슬픔 모습에서 그리고 80년대 홍콩에서의 후반부 장국영의 쓸쓸한 모습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애잔함은 동시에 홍콩의 어둡고 쓸쓸한 야경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홍콩의 야경은 화려하기로 유명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유독 불 꺼진 거리, 상점 등의 모습이 나타나는데도 주인공의 불운한 삶과 슬픈 이별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영화에서도 매염방은 주로 밤에만 나타나며 빛이 있을 때는 창백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 또한 가장 잘 나갔던 시절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기에 화려한 시절의 모습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장국영에게 야경, 밤이라는 배경도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 구글링 다음 영화

여담: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의 영문명인 Rouge는 현대 립스틱이 증장하기 이전에 여성들이 얇은 종이를 사용하여 붉은 색소를 염색한 다음 입술로 종이를 살짝 물었다 놓아 입술에 컬러를 주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의화루는 마카오에서 촬영이 되었고 원래는 고풍스러운 호텔이었다고 합니다. 

1988년 장국영 콘서트에서 아편을 삼키고 독극물을 먹는 장면의 소품은 실제로 맥아당과 초콜릿이었다고 합니다. 

 

느낀 점 

기다림은 허망하고 추억은 서글픕니다. 여인은 무엇을 위해 목숨을 버려가며 사랑을 지키고자 했을까요. 지나고 나면 모두 허무한 사랑입니다. 석양의 노을빛 같은 사랑 이야기가 수채화처럼 아름답지만 또 슬프기도 한 작품입니다. 슬프고도 애잔한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용기가 없었던 십이소 이제 생의 마지막에 다다른 도련님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에서 여화를 만난다면 못 다 이룬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도련님 혼자 살아남은 50년이 쉽지 만은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참고 글: 제타 위키, 씨네 21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