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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 메마른 삶의 오아시스 영화

by 라라초이 2022. 9. 1.

독일,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 

1987년 개봉작 

 

퍼시 애들론 감독

마리안느 세이지브레트, CCH 파운더, 잭 팰런스 등 주연 

 

두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시애틀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포스터 <출처> 나무 위키(좌), 구글링 다음 영화(중,우)
재개봉포스터 <출처: 나무 위키>

시놉시스 

중년의 여인 야스민은 남편과 미국 남부 여행을 즐기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남편과 갈등을 빚게 되고 싸운 후 홀로 차에서 내려 정처 없이 걷고 또 걷습니다. 

태워준다는 트럭 기사의 도움도 거절하고 홀로 굳건히 걸어갑니다. 

같은 시각 

낡은 간판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는 또 다른 여인 브렌다. 

카페와 모텔, 주유소를 겸하고 잇는 바그다드 카페로 브렌다는 이곳의 주인입니다. 

짐을 끌고 온 중년 여인과 울고 있는 흑인 여인은 곧 마주칩니다. 

카페 여주인 브렌다도 남편과 수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어수룩한 남편에게 자증을 내다가 결국 남편을 쫓아냈던 것입니다. 무능하고 게으른 남편을 쫓아낸 후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져 있는 브렌다의 앞에 야스민이 나타났습니다. 

브렌다는 숙소를 찾는 야스민을 모텔 사무실로 안내합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이 그곳에 묵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바그다드 카페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과는 달리 미국 사막 찻길 사이에 자리 잡은 초라한 가게입니다. 커피 머신은 고장난지 오래고 카페 내부는 먼지투성이입니다. 장거리 트럭 운전수들이 잠깐 들러 커피나 토스트 같은 음식으로 요기나 하고 가는 곳입니다. 원주민 종업원인 카후엔가, 무명 화가 루디, 타투이스트 데비 그리고 브렌다의 아들 살라모는 종일 피아노를 연주하고 딸 필리스는 수시로 들락거립니다. 사막의 고인물처럼 정체된 곳 바그다드 카페 무료하고 무기력한 나날들의 연속이고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만 있을 뿐입니다. 

그러던 중 외지 여행객 야스민이 머물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모두가 불편한 낯선 동거가 시작됩니다. 

브렌다는 독일에서 온 야스민을 수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야스민이 머무는 방에는 남자 옷과 물건들만 잔뜩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야스민은 남편과 싸우고 차에서 내릴 때 남편의 가방을 바꿔 들고 왔습니다.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브렌다는 보안관에게 그 사실을 신고해서 야스민을 조사받게 만듭니다.

하지만 야스민은 거짓 없는 여권과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갖고 있는 평범한 여행객일 뿐입니다. 얼마 후 야스민은 브렌다가 외출한 사이 카페와 사무실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정리합니다. 간판도 깨끗이 닦고 지붕의 먼지도 털고 쓰레기도 버리면서 주변을 말끔하게 청소합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브렌다는 너무나 달라진 환경을 보고 버럭 화를 냅니다. 대체 누가 그랬냐며 왜 자기 영역에 허락도 없이 손을 댔냐며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머쓱해하던 야스민은 좋은 의도로 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야스민은 카페에 머무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하고 씩씩하게 대합니다. 살라모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루디의 그림 모델이 되고 필리스의 친구가 되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살라모의 아들과도 놀아줍니다.

어느새 야스민은 그곳 사람들의 절친한 친구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브렌다는 그런 야스민이 싫습니다. 몹시 불편해하며 폭언을 내뱉으며 총까지 들이댑니다. 하지만 아기의 일에 대해 야스민의 처지에 동정을 느끼고 이내 미안한 마음에 사과를 하며 자신의 곤란한 입장을 설명합니다. 야스민은 그녀의 입장을 이해했다는 듯이 묵묵히 카페일을 돕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에게 마술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밝게 띄우기도 합니다. 야스민은 모텔방에서 마술을 연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야스민의 매력에 모두가 빠지게 되고 브렌다 역시 야스민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루디는 야스민의 초상화를 완성하고 야스민을 모델로 한 다양한 그림들을 계속 그리기 시작합니다. 

바그다드 카페는 입소문을 타면서 점점 유명해집니다. 외부 손님들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그곳으로 몰려와 야스민의 마술을 관람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도 볼 수 없는 진귀한 쇼라며 트럭 기사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복도 잠시. 

얼마 후 방문한 보안관이 야스민에게 독일로 돌아가라고 통보합니다. 노동 허가증 없이 일하는 건 불법인 데다 관광비자도 기간이 만료되었으니 더 이상 머물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어쩔 수 없이 야스민은 모두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본국인 독일로 돌아갑니다. 

The magic is gone.

마술쇼와 함께 마술같이 사라진 야스민 그리고 활기찼던 분위기 야스민이 떠나자 바그다드 카페는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예전처럼 우울한 분위기에 무기력함마저 느껴지게 됩니다. 다시 찾아온 손님들도 역시 예전의 활기찬 분위기가 아닌 카페를 보고 실망한 모습입니다. 브렌다도 종업원들도 모두 야스민을 그리워하며 쓸쓸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로부터 한 참 시간이 흐른 후 브렌다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는가 싶더니 그토록 그리던 야스민이 돌아옵니다.

브렌다와 카페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환영하며 강항 포옹을 나눕니다. 야스민의 마술 같은 귀환에 카페는 다시 활기를 되찾습니다. 야스민과 브렌드, 다른 카페 가족들도 힘을 합쳐 마술쇼를 겸한 화려한 공연을 펼칩니다. 이후 브렌다는 다시 돌아온 남편을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계속 여기서 함께 해 달라고 말합니다. 타투이스트 데비는 이곳이 너무 화목해졌다며 바그다드 카페를 떠납니다. 화가 루디는 야스민에게 청혼을 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출처: 구글링 다음 영화
출처: 구글링 다음 영화

 

영화 배경: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

1987년 독일(당시 서독)과 미국의 합작영화라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감독은 독일 국적의 퍼시 아들론인데 독일에서의 제목은 Out of rosenheim입니다. 

 

배우들의 케미

주인공역인 야스민 역할에는 독일 배우 마리안느 세이지브레트가, 바그다드 카페의 주인 역할에는 미국 배우인 CCH파운더가 맡았습니다. 그야말로 사고뭉치인 남편으로 인해 마음고생하는 두 여성이 만나 서로 우정을 나누는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지극히 일상에서 많이 보는 듯한 모습을 연기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볼 법한 수수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대화하고 노닐고 웃고 떠들면서 정을 느끼는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공감되는 이야기와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연기. 그래서 더 힐링되는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귀가 즐거운 OST 음악 이야기

Calling you - 제베타 스릴 영화에 흐르는 음악 역시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추억의 팝송 이 영화의 분위기가 잘 표현된 명곡입니다. 재회하여 서로 정겹게 포옹하던 배경 음악과 엔딩 타이틀 곡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음악 하나가 영화의 분위기를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곡입니다. 이 노래가 나른한 듯 흘러나오면 더 이상 희망 따위는 없는 이 삭막할 것만 같은 공간에도 삶의 이야기는 재즈처럼 흐릅니다.  삶이 음악 같을 수는 없지만 이 음악이 흐르면 삶이 음악이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드는 마법 같은 곡입니다. 

 

사막을 따라 라스베이거스에서 어딘가로 내가 있던 곳보다 더 나은 어딘가로 

고장 나버린 커피 머신 

엉망이 되어버린 작은 카페

나는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 내 말을 들을 수 있나요?

뜨겁고 거친 바람이 나를 관통하네

아이는 울고 잠을 잘 수가 없네

곧 변화가 다가올 거야 달콤한 안식이 가까이 다가왔네 

나는 당신을 부르고 있어요. 내 말을 듣고 있나요?

 

영화의 유쾌함과 이별의 슬픔의 이음새를 너무나 잘 표현한 곡입니다. 

 

출처: 구글링 다음 영화

느낀 점 

야스민의 존재 자체가 맑고 청량해 황량한 사막의 단비 같은 촉촉한 마법입니다. 사는 일이 살아내는 일인 곳에서 꽃 핀 작은 기적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힐링 영화와 음악 그리고 고전영화 특유의 클래식한 분위기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황무지 같은 사막에 핀 꽃 야스민, 삶이 마술 같을 수 있다면 슬픔 따위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보는 게 아니라 읽어 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요즘 시대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과 화합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사랑은 희망은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옆에 있는 것을 깨닫는 게 먼저 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때로는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또 낯선 사람을 통해 치유를 받기도 합니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야스민은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실천했고 모두를 바꾸었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한 건 사실 마술키트가 아니라 상처에 굴하지 않는 야스민의 힘이었을 것입니다. 후 불기만 해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건조함으로 시작한 이 영화가 누구 하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아도 드라마틱한 캐릭터나 폭발적인 긴장이 없어도 박장대소하는 개그 요소가 없어도 결국 감동적이고 따뜻하며 흐뭇하고 명랑하게 끝나는 것 또한 야스민 덕분이었을 것입니다.

모두에게 마법 같은 행복한 이야기 바그다드 카페 다시 만난 야스민과 브렌다도 분명 행복할 것입니다. 인생이 힘들 때 사막에도 오아시스가 있고 꽃이 피듯이 모두에게 희망을 떠 올리게 하는 영화입니다.   

 

<참고 글: 나무 위키, 씨네 21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