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범죄 스릴러 누아르 드라마 영화
2003년 개봉작
유위강, 맥조휘 감독
유덕화(유건명 역), 양조위(진영인 역), 황추생, 증지위 주연
인생이 바뀐 두 남자의 이야기
시놉시스
경찰의 스파이가 된 범죄 조직원과 범죄 조직의 스파이가 된 경찰
한 번의 선택으로 인생이 바뀌어버린 두 남자의 피할 수 없는 만남에 대한 홍콩의 대표 누아르 영화입니다.
무간지옥
무간지옥에 빠진 자는 죽지 않고 영원히 고통을 받게 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18층 지옥 중 가장 낮은 곳을 칭하는 용어로 가장 고통이 극심한 지옥을 일컫습니다. 죽지 않고 고통이 영원히 지속되는 공간인 무간지옥으로 이르는 길이 곧 무간도입니다.
영화는 10년 전 삼합회 하급 단원 유건명이 보스 한침의 명령을 받고 경찰학교에 입학하고 경찰학교 우등생인 진영인은 황지성 국장의 지령을 받고 가짜로 퇴학한 뒫 삼합회 스파이로 잠입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가짜로 퇴학당하는, 실제로는 다른 임무를 부여받고 경찰학교를 떠나는 진영인을 보며 유건명은 슬픈 표정으로 "내가 가고 싶어"라고 중얼거립니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훌륭한 스파이가 되어 각각 경찰과 삼합회 내에서 활약하게 됩니다. 유건명은 오디오 가게에서 가게를 대신 봐주고 있던 진영인을 처음 만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경찰학교의 육교장이 별세하고 진영인은 멀리서나마 경례를 올립니다. 육교장이 사망하면서 이제 진영인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황국장 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두 스파이는 태국 마약 거래 사건에서 처음 격돌하게 됩니다. 한침은 태국 마약상을 만나 마약을 사들이려 하고, 이때 부하들과 함께 있던 진영인은 그 사실을 황국장과 직통으로 연결된 수신기에 모스부호로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로 알립니다. 암호를 해석한 황국장은 요원들에게 아강을 비롯한 접선책이 어디로 가는지 미행을 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한침 역시 삼합회 스파이인 유건명의 도움으로 경찰의 무선 주파수를 알아내어 듣고 있었고 계속 접선책을 빙빙 돌리게 합니다. 무전이 새어 나간다는 것을 눈치챈 황국장은 미행을 중지시키고 한침은 여유 있게 거래를 계속합니다. 그러나 막판에 위치를 알아낸 진영인이 얼른 신호를 보내고, 동시에 황국장이 스파이와 모스 부호로 연락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유건명이 해당 지역의 핸드폰에 거래를 중지하라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경찰이 현장을 덮치는 순간 연락을 받은 아강이 마약을 바다에 버리는 바람에 한침은 거래에 실패하고 황국장도 체포에 실패합니다.
이 때문에 황국장과 한침은 각자의 부하들을 의심하게 되고 리더인 황국장과 한침은 카드 이야기를 하며 탐색전을 벌입니다. 이때 한침은 자신들 때문에 헛고생을 했다며 황국장을 비웃었지만 자신들 덕분에 거액을 날렸다는 황국장의 조롱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황국장: 얘기 안 했는데 지는 쪽이 죽는 거야.
한침: 자넨 언제든 죽을 수 있어.
황국장이 악수를 건네자 한침은 거절하며 이야기합니다.
"자네 시체 하고 악수하는 사람도 봤나?"
황국장과 한침은 이 사건으로 서로에게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한침은 아이러니하게도 첩자이자 자신의 적인 진영인을 불러 "난 너를 가장 믿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조직 내 숨어있는 첩자를 찾아내라고 명령합니다. 또한 한침은 유건명에게도 경찰 자료를 조사해서 첩자를 찾아내라고 명령하는데 유건명은 첩자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인적 사항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에 한침은 조직원들에게 보험 가입을 한다는 핑계를 대고 인적 사항을 수집합니다. 조직원들이 인적사항을 기입할 때 글자를 틀리는 아강에게 진영인이 글자를 제대로 쓰라며 서류 봉투에 써서 알려줍니다.
유건명은 극장에서 한침에게 황국장과 경찰 첩자가 연락하는 증거인 모스부호를 삼합회 조직원들의 인적 사항이 담긴 봉투와 교환합니다. 한침을 미행해 미리 극장에 잠복해 있던 진영인은 유건명을 미행합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진영인의 전화벨이 울리면서 미행은 실패하게 됩니다.
진영인은 스파이 임무 수행 중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려 투옥될 뻔한 것을 황국장이 정신병으로 인한 것이라고 손을 써 두어 정신과 의사인 이심아 박사에게 치료를 받게 합니다. 이심아 박사에게 호감을 느낀 진영인은 임무의 중압감으로 인해 평소 편하게 잠을 자지 못하지만 이박사의 진료실 의자에 앉아서는 편하게 잘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진료가 끝나갈 즈음에 이박사에게 자신이 경찰이라는 비밀도 넌지시 털어놓습니다. 그러나 이 박사는 진영인의 말을 그냥 농담으로 생각합니다.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진영인은 한침의 신임을 받아 더 깊은 속으로 들어가고 유건명 또한 양서장으로부터 신임을 받아 내사과 발령을 받은 동시에 승진까지 보장받게 됩니다.
진영인은 동료들에게 안마받으러 간다고 말하면서 황국장과 몰래 접촉합니다. 유건명은 황국장을 미행하면 첩자를 찾아낼 것이라 생각하고 임국평 경관을 비롯한 팀원들에게 황국장을 미행하라고 시킵니다. 그 후 해당 장소를 알아낸 유건명은 한침과 그 장소를 공유하고 한침은 아강을 비롯한 부하들을 보내 첩자를 처리하라고 말합니다. 한침의 부하들이 먼저 도착한 가운데 진영인과 황국장은 그들의 존재를 눈치채고 도망가려 하지만 이미 조직원들에게 포위당한 상태라 도망갈 수 없게 됩니다. 이에 황국장은 진영인을 외부 청소부용 리프트로 보내고 자신은 능청스럽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겠다고 말합니다. 연기를 하며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 한침의 부하에게 총살을 당하고 맙니다. 한편 진영인은 외부 리프트를 타고 건물 옆쪽 1층으로 내려온 뒤 택시를 타고 한 바퀴 돌아 건물 입구에 도착하여 지각한 것처럼 한침의 부하들과 합류하려는 순간 황국장이 옥상에서 택시로 떨어집니다. 황국장의 죽음 뒤에 도착한 경찰과 삼합회 조직원들이 총격전을 벌이고 진영인은 죽은 황국장을 보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아강이 진영인을 데리고 차를 타고 도망칩니다.
경찰들이 현장을 수사하는 사이 진영인을 데리고 차로 도주하던 아강은 진영인에게 이야기합니다.
"오늘 안 보인 사람이 첩자가 틀림없어. 형이 안마받으러 갔다고 말 안 했거든? 그걸 큰 형님이 알기라도 하면 형은 끝장이야. 대답해봐 형 안마해주던 아가씨 예뻤어?"
아강은 진영인이 첩자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덮어주려 한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아강은 총격전 때 입은 총상 때문에 결국 차 안에서 과다출혈로 사망하는데 죽기 전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깁니다.
"조심해. 다른 일을 하면서 형을 몰래 바라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경찰이야."
황국장까지 죽은 후 진영인은 자신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아주는 사람이 경찰 기록 외에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곤경에 처합니다. 유건명은 유건명대로 도의적으로 황국장을 죽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팀원들에게 외면을 받게 됩니다. 유건명은 한침에게 황국장을 죽일 필요까지 있었냐고 말하지만 한침은 너무 집요해서 그 자가 죽지 않았으면 우리가 죽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유건명은 이제 다음 거래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하지만 한침은 황국장을 죽이는 동안 이미 거래는 끝났으니 첩자를 찾는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유건명은 착잡한 마음으로 황국장의 유품을 조사하다 황국장의 유품 중 휴대전화에 남아있던 번호로 전화를 겁니다. 진영인은 황국장이 죽었다는 것을 알기에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점을 더 수상하게 여긴 유건명은 계속 전화를 걸고 진영인이 전화를 받자 모스 부호로 신호를 보냅니다. 진영인은 전화를 끊어 버리지만 다시 전화를 걸어 유건명에게 제안을 하게 되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이후 경찰은 차 사고로 죽은 아강이 경찰 소속의 첩자였다는 거짓 정보를 방송으로 알립니다. 이때 한침의 아지트로 돌아온 진영인은 "배신자를 처리하고 왔다"라고 말해 한침의 의심을 푸는 데 성공합니다.
한침은 다시 마약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황국장을 죽게 만들었다는 괘씸죄 때문에 강력반의 장 경관을 비롯한 팀원들에게 무시당하던 유건명은 가까스로 팀원들을 다시 설득한 끝에 수사팀을 동원하여 진영인에게 무전을 통해 들은 장소인 한 건물의 주차장을 덮칩니다. 도망가던 조직원들의 차에서 진영인은 한침의 명령이 있다며 중간에 내려 경찰의 체포를 피하게 됩니다. 경찰이 나타나 지하 주차장에서 도주하던 한침은 상황을 해결하려고 유건명에게 계속 전화를 겁니다. 그 순간 전화벨 소리가 주차장에 울려 퍼지고 유건명이 나타나 한침을 총으로 쏘아 버립니다. 유건명은 "당신이 결정한 겁니다"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영화 도입부에 유건명이 삼합회 가입 의식을 치르며 조직원들에게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결정하라"라고 말하는 장면과 오버랩됩니다.
유건명은 경찰서로 돌아오고 삼합회 사건을 해결했다며 동료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습니다. 사무실에서 진영인을 만나고 서로 당신이었냐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진영인은 이제 잠입 수사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원래 신분을 되찾아 달라고 말합니다. 유건명은 신분을 확인해야겠다며 진영인에게 파일의 암호를 듣고 진영인의 기록을 조회하러 갑니다. 진영인은 유건명의 사무실을 둘러보던 중 서류 더미 사이에서 삼합회 인적사항이 적힌 봉투를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진영인은 경찰 기록을 인쇄하며 서류를 오른쪽 다리에 탁탁 치는 버릇이 있는 유건명을 보고 영화관에서 자신이 쫓던 사람과 유건명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추리해 냅니다.
자리에 돌아온 유건명은 진영인이 사라진 데다 삼합회의 인적사항 봉투가 들춰진 흔적을 보고 진영인에게 들통난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진영인의 경찰 기록을 삭제해 버리고 맙니다.
도망친 진영인은 이제 자신이 위험해진 것을 깨닫고 정신과 치료를 해 준 이박사를 찾아가 진료실 의자에서 좀 쉬고 싶다고 말합니다.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대화를 나누고 헤어지면서 진영인은 이박사에게 내가 경찰이라는 비밀을 기억해주라는 쪽지를 남깁니다.
진영인은 유건명의 목소리가 담긴 한침의 녹음테이프를 유건명의 아내에게 보내 그의 정체를 폭로하고 유건명에게 연락하여 서로가 원하는 물건을 교환하자고 약속합니다. 황국장이 살해당한 건물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이때 누군가 그를 미행하고 그가 옥상에 도착하여 건물의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순간 진영인이 그의 등에 총을 겨누며 나타납니다. 진영인은 유건명의 팔에 수갑을 채우고 총알을 다 뺍니다. 경찰학교 출신이라 능숙하다고 말하며 유건명과 달리 자신은 빛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진영인
유건명은 진영인에게 좋은 사람이 될 기회를 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영인은 법정에서 이야기하자고 말하며 유건명은 날 죽일 생각이냐고 묻습니다. 난 경찰이야 라고 말하는 진영인에게 그걸 누가 아느냐고 되묻는 유건명
정적이 흐르고 진영인은 유건명의 머리에 총을 겨눕니다.
순간 유건명을 미행했던 임국평 경관이 나타나고 진영인은 유건명의 뒤에서 총을 겨눈 임국평에게 유건명은 삼합회 두목 한침의 첩자이고 자신에게 증거가 있다고 말하지만 임국평은 믿지 않습니다. 임국평은 진영인에게 총을 버리라고 말하고 진영인은 경찰을 이미 불렀다며 앞으로 나갑니다.
진영인은 유건명을 인질로 잡은 채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임국평은 대치상태로 계속 그를 따라갑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진영인은 유건명과 엘리베이터에 타려는 순간 임국평이 진영인에게 총을 쏘아 죽게 만듭니다. 유건명은 무슨 상황인지 이해를 못 하고 임국평은 그의 수갑을 풀어주며 사실 자신 역시 한침의 첩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제 조직원은 우리 둘 뿐이니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하며 지문을 지운 진영인의 총을 건넵니다. 유건명의 그의 말에 따라 죽은 진영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갑니다. 순간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총성이 연달아 들리고 1층에 있던 경찰들은 놀라 엘리베이터에 총을 겨눕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유건명은 경찰 신분증을 들고 자신이 경찰임을 밝힙니다. 그의 뒤에는 총을 쥔 채 죽은 임국평이 있었습니다. 진영인은 6개월 후에나 신분이 확인되어 경찰 묘지에 안장되었다는 설명이 나오고 유건명이 맨 앞에서 진영인의 사진을 보고 경례를 한 뒤 쓸쓸히 눈을 감습니다.
다시 처음 장면으로 돌아가 경찰학교에서 퇴소를 당하는 진영인이 뒤를 돌아보자 유건명이 진영인을 보며 쓸쓸하게 말합니다. "내가 가고 싶어"
그리고 무간지옥에 빠진 자는 죽지 않고 영원히 고통을 받게 된다라는 불경의 구절이 나옵니다.
배우들의 케미
무간도는 긴장감도는 심리전이 홍콩의 누아르 영화로 해석된 작품입니다.
거기에 유건명을 연기한 어쩌면 좀 뻔뻔함마저 느껴지는 유덕화와 쓸쓸함이 느껴지는 진영인 그리고 든든한 황지성 국장과 나쁜 역할을 너무 잘 소화한 한침까지.
압도적인 분위기에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에서 홍콩 누아르의 대표작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작품입니다.
2006년에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하였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주연의 디파티드입니다. 이 작품은 2007년 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는데 원작이 있는 영화가 과연 작품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론가들에게는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홍콩의 무간도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리메이크도 원작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할 것입니다.
여담 : 비하인드 스토리
본 영화의 엔딩은 홍콩판과 중국판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중국에서 개봉하는 영화에서 범죄자는 무조건 극 중에서 죽거나 체포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판 엔딩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유건명이 담담히 수갑을 차고 연행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무간도 1편은 홍콩에서 흥행 9위의 작품입니다. 그리고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각종 영화상에서 무수히 많은 상들을 수상하였습니다.
무간도에서 잠입 경찰 역을 맡은 양조위는 1992년에 제작된 홍콩영화 <날수 신탐>에서도 조직에 잠입한 경찰 역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날수신팀에서 양조위가 잠입한 조직의 보스는 무산도 황지성 국장 역의 황추생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무간도는 개봉 이후 누아르 장르에 많은 영향을 끼친 작품입니다. 홍콩 누아르의 마지막 불꽃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걸작이자 현대 캠 액션 및 누아르 장르의 분수령이 되는 필름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했고 한국 영화에서도 비슷한 소재와 분위기를 채용하게 됩니다.
무간도에서 두려움의 정서를 가장 강화하는 장면은 황지성 국장의 죽음으로 진영인의 정체가 밝혀질 수 없게 되는 장면입니다. 훗날 유건명이 그의 정체를 밝혀주기는 하지만 이전까지 진영인의 진정한 모습은 세상 누구도 모르게 됩니다. 조직의 존속, 형제의 의리가 아닌 개인의 진짜 모습을 아무도 모른다는 고독이 무간도의 가장 슬픈 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영인은 이런 슬픔 우울을 치유하기 위해 심리치료를 받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어떤 면에서는 현대인의 고독을 비장하게 드러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간도는 저물어가던 홍콩 누아르의 기운을 다시 힘차게 세운 명작이지만 이전의 홍콩 누아르들과는 또 다른 작품입니다. 기존의 누아르들은 어둠이 주 배경이었다면 무간도는 어둡지 않고 오히려 대낮의 옥상이나 호텔 등 밝은 곳에서 진행되기에 더더욱 긴장감을 갖게 하는 영화입니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우면서도 개인적입니다. 오히려 이야기가 있는 모던한 드라마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침 조직 내 잠입한 첩자를 찾아내 제거하러 가는 조직원들이 탄 차량들 중 현대 소나타Ⅱ와 엘란트라가 등장하는데 두 차량 모두 우핸들 수출용 모델이었습니다.
느낀 점
정체성의 혼란
내가 아닌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또한 내 삶인 아이러니함
영화를 보는 내내 갈등이 연속되고 안타까움이 연속됩니다. 내가 아닌 삶을 살고 있지만 그 또한 내 삶인 아이러니함의 연속입니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은 2003년의 영화이지만 현재에도 한 번쯤 현대인들이 던질 수 있는 물음입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을 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영웅이 있기까지 희생이 따른다 했다."
"자신의 길은 자신이 선택하라."
"내가 가장 믿는 건 너야."
차갑고 냉정한 진짜 현실, 선과 악을 증명해 줄 종이 한 장으로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모를 모호함이 볼수록 빠져드는 작품입니다.
선과 악의 뒤섞인 모순적인 상태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건 결국 선택이고 자기 자신임을 한번 더 깨닫게 됩니다.
<참고 글: 나무 위키, 씨네 21 등>